ㅂㅅㅋㄹ - master

2018. 6. 1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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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ㅅㅋㄹ - 101 102

2018. 6. 1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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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무/밋치마이] 같이 걷기



 

f. 커미션 Jessia

Copyright 2016. 레스타트 all rights reserved.

 

 여름의 체육 시간은 끔찍하다. 미츠자네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땀에 젖은 체육복을 잘 접어 가방에 넣었다. 타버릴 듯한 햇살을 맞아가며 그다지 뛰지도 않았던 운동장을 다시금 걸어간다. 지쳐버린 몸을 이끌고서라도 향하는 곳은 언제나 그녀가 있는 곳. 학교가 끝날 시간 즈음 언제나 스테이지에서 한발 앞서 춤을 추고 있는 그녀를 보고 합류하기 위한 걸음이 조금은 빨라졌다. 두근두근하고 있어요. 솔직히 말하지 못하는 마음이지만 아마 그녀는 알아주고 있지 않을까? 아니.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앞서는 걸지도 몰랐다. 숨이 턱 막히는 뜨거운 공기를 폐에 한껏 담아 들뜬 마음을 가라앉혀본다. 어서 보고 싶었다. 더위가 무슨 상관이야, 미츠자네는 곧 온 얼굴에 미소를 덮은 채 달리기 시작했다.

 

 “마이 누나!”

 “밋치! 오늘은 좀 빨리 왔네?”

 “어서 춤추고 싶어서요.”

 

 물론 거짓말이 반쯤 섞여 있는 말이었다. 춤을 추고 싶은 것은 거짓이 아니었지만 완전한 이유로 볼 수는 없는 말. 누나가 좀 더 보고 싶어서, 라는 말을 삼킨 채 미츠자네는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마이의 밝은 목소리에 밋치는 슬쩍 숙였던 고개를 들어 그녀를 똑바로 바라본다. 하얀 얼굴에 진한 화장이라도 한 것마냥 붉은 홍조가 떠 있다. 더는 표정을 억지로 숨길 수 없었다. 처음에는 웃음을 덮었지만 곧 자연스럽게 지어질 행복감을 알기에 더 이상 억지가 아니었다. 팀 가이무의 상징 같은 후드를 걸쳐입고 손을 잡아 이끄는 모두를 따라 스테이지에 발을 딛어 올라간다. 시간에 맞춰 구경꾼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몸을 풀던 그들에게 노래가 들려왔다. 약속이라도 한 사람들처럼 어떠한 동선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정하지 않았지만 서로서로 몸을 움직이고 발이 바쁘게 돌아갔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그만큼의 즐거움이 함께했다.

 문득 마이의 시선이 미츠자네의 쪽으로 향했다. 즐거워 보이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는 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계속 그쪽으로 시선이 쏠리는 것을 막고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춤에 집중하고 싶어 고개를 돌리고 다른 팀원과 손발을 맞추려는 찰나였다. 그저 집중하지 않아서 벌어진 사고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마이 누나?”

 “, ? 꺄악!”

 

 마이의 스탭을 밟던 발이 꼬였다. 동시에 옆으로 지나던 미츠자네의 몸과 부딪혀 균형을 잃고 몸이 앞으로 쏠렸다. 그대로 넘어진다고 생각한 순간, 미츠자네가 팔을 빠르게 뻗어 마이의 몸을 잡은 것까지는 좋았다. 짧은 단말마와 함께 쓰러지는 몸의 무게를 견딜 수 없어 결국 둘은 같이 무대 위에서 나뒹굴고야 말았다. 관중들의 중얼거림과 함께 팀원들의 다급한 걱정의 소리가 무대를 채웠다. 노래가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그들에게 계속해서 걱정의 소리가 쏟아졌지만 둘은 아무래도 좋았다. 완전히 누워버린 미츠자네의 위에 팔을 잡힌 채로 엎어져 있는 마이. 이 둘은 서로 어찌할 줄모르는 상황에 부딪혔다. 다시 두근두근하고 있어, 그렇게 튀어나올 것만 같은 심장 소리를 애써 숨기려 했다.

 

 “……괜찮아요?”

 “미안. 미안해 밋치! 아프지?”

 “으음, . 좀 그래도 누나가 다치지 않았으면 됐어요. 일어날 수 있는 거죠?”

 

 마이는 외마디 비명을 지른 채 미츠자네의 말을 듣자마자 벌떡 몸을 일으켰다. 붉어진 얼굴과 둘의 열기 때문인지 모를 두근거림을 주체할 수가 없다. 황급히 무대 바닥으로 몸을 옮겨 손부채 질을 하길 몇 차례, 미츠자네는 마이에게서 다시금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방금까지 맞닿아 있던 그녀에게서 느껴진 두근거림과 계속해서 붉어져 있는 얼굴이.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시선이 어쩌면 이라는 작은 희망을 품게 했다. 좋아한다고 말해버리면 깨져버릴 이 관계가 두려웠다. 확신도 없이 나서지 않는 습관이 무서웠다. 누군가 상담이라도 해줄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면 좀 더 나아졌을지도. 마이는 한참 동안 시선을 피했다. 어수선한 행동도, 횡설수설하는 말도 없이 시선을 피하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이내 미츠자네를 바라보았다. 눈을 마주치지 않고 흐릿하게 턱과 코 부근을 왔다 갔다 한다.

 

 “……분명 다쳤을지도 몰라! 병원에 가보는 게 어때?”

 “. 그럴게요.”

 

 선뜻 수락의 의사를 건네고 말았다. 욱신대는 건 넘어진 등이 아닌 다른 의미의 가슴일 뿐이었다. 둘은 다른 팀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먼저 스테이지에서 벗어났다. 더위가 수그러들지는 않았다. 그저 춤을 췄을 때 더위가 잊힐 정도의 즐거움이 앞섰다는 게 확실했다. 조금 전 일이 별거 아니라는 것처럼 시시한 이야기를 꺼내 서로의 화제를 돌렸다. 정말 안 아프니? 아냐 분명 발갛게 부었으니까. 한 사람이 시시하다고 말했어도 정작 서로에게 와 닿는 말의 의미는 달랐다. 무슨 이야기가 나와도 즐겁고 받아줄 수 있다.

 가벼운 대화를 나누던 그들이 도착한 병원은 예상외의 상황에 닥쳐있었다. 마침 돌고 있는 뇌염에 환자들이 급증해 긴급 환자, 심각한 상황이 아니면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없었다. 미츠자네는 걱정스러운 표정의 마이에게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나중에 혼자 다시 와볼게요.”

 “그래도…….”

 “. 약속할게요, 마이 누나!”


 무심코 내민 새끼손가락. 마이는 휘둥그레한 눈으로 손가락을 바라보다 이내 절로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 같아, 손가락에 손가락을 걸어 약속한 뒤 마이는 병원을 먼저 나섰다. 미츠자네의 고집 때문인지 영 그를 먼저 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마주 잡았던 손이 신경 쓰인다. 낮부터 어째서 계속 이런 거지? 아무리 고민해도 사실 답을 알고 있을 게 분명했다. 마치 소설이나 만화에 나오는 소녀 주인공처럼 사랑에 빠져버렸어마이는 애써 딴청으로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집으로 향했다. 약속하면서 조건을 걸었다. 내일은 팀 연습이 없으니 만나자고. 충동적이었지만 언제나처럼 웃던 미츠자네가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거에 조금 더 좋아졌을지도 모른다.

 미츠자네도 고민에 빠졌다. 마이를 팀 시간 외의 시간에 단둘이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옷장을 뒤졌다. 가장 무난하고 좋아할 만한 옷은 뭐가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어서 잠들지 않으면 약속에 늦을지도 몰랐다. 이래저래 문제가 많아, 가장 큰 일은 떨리는 마음이었다. 좋아한다고 말해. 머릿속의 천사가 한쪽의 다른 악마와 싸우고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가 될지 모르잖아? 아니. 너 같은 겁쟁이는 그냥 좋아하기만 하면 돼! 꼬여가는 자신의 머릿속을 무시하고 미츠자네는 옷을 고른 뒤 침대로 떨어지듯 누워버렸다.


 

***

 


 데이트라고 부르기엔 뭐하지만 둘만의 만나는 날. 미츠자네는 약속대로 병원에 먼저 들렀다. 역시 병원에서는 아무런 이상도 없다는 확진을 내렸고 만약 아프다면 다시 찾아오라는 말과 함께 내쫓기듯 병원의 앞에 서 있었다. 고심 끝에 고른 옷은 결국 팀가이무의 후드였다. 평범하고 미츠자네 자신과 같은 옷이기에 마이가 가장 좋아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밋치!”


 병원은? 멀리서 달려오며 냉큼 가장 먼저 물어보는 마이의 질문은 예상하였다. 고개를 끄덕이며 병원에 다녀왔단 얘기를 하자 마이는 활짝 웃으며 미츠자네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럼 놀러 가자! 이대로 나왔는데 헤어지긴 아까워!”

 “. 진짜요?”

 “싫어?”

 “그럴 리가요.”

 

 별거 아닌 듯 끌어가는 마이나 끌려가는 미츠자네. 둘은 서로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이끌리듯 도착한 곳은 번화가였다. 사람이 우글거리는 화려한 상점들을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카페에 들어가 마이가 먹고 싶어 하던 것을 먹고, 예쁘거나 멋있는 옷이 있다면 가게에 들어가서 입어보고. 별거 아닌 흔한 데이트와 같은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다. 밤이 되자 거리는 더욱 붐볐다. 더운 집을 벗어나 거리로 하나둘 나온 가족과 연인들, 혹은 홀로 산책을 나온 사람들. 그 사이에 마이와 미츠자네는 함께 걷고 있었다. 문득 어젯밤 작은 악마가 속삭였던 실패의 말이 생각났다. 너는 숨기고 있어야 해라는 말을 구겨 넣어 버린다. 지금 미츠자네의 감이, 천사가 말하고 있었다. 적어도 고백은 하자고.

 

 “. 마이누나!”

 “?”

 “할 말이 있는데요.”

 

 할 말이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말했는지 모르겠다. 미츠자네는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다 곧 마이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굳어진 표정으로 마이를 쳐다보는 미츠자네는 진지했다. 그런 미츠자네를 보고 마이는 깨달았다. 아마 이 뒤에 올 말은 예상하건대.

 

 “……좋아해요.”


 저질렀다. 굳게 먹은 마음과는 달리 말은 쉽게 나가지 않았다. 그녀가 뜬금없다 생각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렇다고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 한 쪽에 존재했다. 고백할 때보다 더 두려운 마음이 스멀스멀 몸을 타고 올랐다. 싫다고 하지 말아주세요.

 

 “밋치. 나는 말이야.”

 “마음의 준비는 되어있어요.”

 “바보! 다 알고 있던 거잖아? 내가 좋, 좋아하는 거.”

 

 마이의 말을 끊고 먼저 마음의 준비를 해버린 것도 잠시였다. 서로 말해버린 후 놀란 표정으로 멍하게 응시하는 게 꽤 우스꽝스러웠다. 잘 못 들은 건 아닐까 귀를 만지작거리러뎐 찰나 마이가 잔뜩 부루퉁하게 눈을 깜빡거렸다. 멋대로 단정 짓는 건 나쁜 버릇이다. 이 얼굴에서 알 수 있었다.

 

 “. 좋아했어요?”

 “과거형이 아니란 말이야!”

 

 지나가던 행인들이 힐끔힐끔 미츠자네와 마이를 쳐다본다. 웃고 있는 이들도 있으며 어이없다는 표정도 있었다. 이따금 들려오는 휘파람소리가 그들을 향한 것인지는 모른다. 확실한 건 서로의 고백을 들었던 사람들은 걸음을 옮기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밝은 밤의 거리 속. 연인들이 가득한 곳에서 다른 하나의 연인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흥미로움이었다. 미츠자네는 곧 잠자코 마이의 이어질 대답을 기다렸다. 더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불안감이 확신 감으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도 좋아해…… .밋치?!”

 

 미츠자네는 연신 고맙다고 중얼거렸다. 울 거 같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대답이 귀에 들어오자마자 그는 조심히 마이를 끌어안았다. 놀란 목소리도 잠시 별 저항 없이 폭 안긴 마이의 손이 밋치의 등을 토닥였다. 편히 안아주는 그도, 그녀도 진심으로 크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오늘부터 1. 계속 같이 춤추고, 걸어 다니지만, 좋아한다고도 솔직히 말할 수 있게 됐어

by 레슷 2016. 8. 22. 19:30

[드라이브/토마리 신노스케] 위안

 

f. 커미션 Jes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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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어도 쉴 수 있다면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매일같이 몰아쳐 오는 살인사건은 로이뮤드 문제와는 다른 또 다른 상황을 일으켰다. 적당히 정리되어 온 서류를 받아보는 일은 썩 유쾌하지 못한 부분이기도 했다. 특상과에게도 일손을 빌릴 정도의 수습할 수 없는 사건의 연속에 스스로를 혹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그래도 기뻤다. 부정할 수 없다. 누군가 죽는다는 일은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됐지만, 반대로 자신이 좀 더 쓸모 있어진다는 마음이 한 쪽에 자리했다. 토마리 신노스케는 그렇게 생각했다.

 

***

 

 또다시 사건이 터졌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살인사건은 로이뮤드의 짓임을 의심하게 했지만, 결국 이렇다 할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똑같은 수법의 살인은 끔찍하게 토막 난 시체들을 맞추는 거로 사건의 조사가 시작되었다. 유독 깨끗한 얼굴, 하지만 그 아래로는 조각조각 나누어져 곳곳에 유기되어 있다. 중가속반응이 나타난 것도 아니었으며 최근 들어 로이뮤드는 잠잠했다. 쥐죽은 듯 조용한 그들이 의심스러워 조사하고 싶어도 그럴 틈이 나지 않았다. 현장에서 삑삑이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증거물을 찾고 시신을 살펴보는 일이 무척이나 낯설었다. 인력이 부족한 와중 설상가상으로 비가 내린다.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시민들의 수근거림을 묻어나갔다. 신노스케는 현장 주위를 둘러보았다. 혹시 모를 로이뮤드의 흔적이 남아있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린나에게로 흘러들어오는 통신을 들으며 겨우 찾아낸 시체조각들을 회수하는 자신에게서 구역질이 올라왔다. 깔끔한 절단선과 빗물에 섞여 흩어지는 핏물이 선하게도 비위를 역하게 만들었다. 집중해야한다. 집중하자. 비단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다른 형사들, 경찰들의 표정도 좋지 못했다. 시민들을 멀리 밀어내고 밀어내도 수군거림은 멈추지 않았고 뉴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가식적인 뉴스는 평판조차 압박하고 있었다. 그 가면라이더가 합류했다라는 부담감으로 시민들에게는 안정감을 주려 한다. 잡히는 단서는 아무것도 없지만, 표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것처럼 안심시키려는 그들의 모습이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평범한 사건, 하지만 끔찍함은 그대로다. 일반이 희생된다는 점에서 다르게 보기는 어려웠다.

***

 

 현장에서 얻은 정보는 제로에 가까웠다. 열린 공간에서 이토록 하나의 증거도 남기지 않은 채 완전범죄를 저지르는 범인이라니. 신노스케는 넥타이를 풀어내리며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기어를 탓했다. 모처럼의 비번날이었지만 쉴 수 없어 피곤한 건 둘째였다. 어질러진 집안에서의 여유따위는 사치다. 차근차근 정리해보자. 사건이 정리되어있는 파일을 순서대로 놓아두고 수첩을 꺼내 메모를 해나간다. 장소의 통일성은 없이 무차별적으로 죽은 사람이 벌써 30명에 육박했다. 로이뮤드 사건일 가능성을 뺄 수는 없지만 이렇다 할 증거와 행동들이 보이지도 않아. 이어지는 고리가 보이지 않았다. 이 시간에도 어쩌면 다시 살인이 날 수 있다. 불안했다. 괜히 틀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몸을 잠식했다. 애써 실마리를 잡아보고자 애꿎은 파일을 뒤적여본다.

문득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사건을 고민하던 도중 핸드폰이 울렸다. 조용했던 집 밖에서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설마, 가장 생각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창문으로 달려가 계속해서 울리는 핸드폰의 통화버튼을 누른다. 신노스케, 네 집 앞에서 사건이 터졌다. 종일 내리는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생각을 그만둔다. 던져져 있던 옷을 걸치고 신발조차 제대로 신지 않은 채 현관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아직 늦지 않았을 거라 믿고 있다. 사이렌 소리에 놀라 뛰어나온 사람들을 헤치고 들어온 시야에는 식칼을 휘두르는 남자가 들어왔다. 침착해야 한다. 주위 경찰들에게 조심스레 자신이 경찰이란 것을 알렸다. 익숙한 얼굴들 사이를 지나며 절로 긴장되는 표정을 숨길 수 없어 입술을 깨물어본다. 범인은 칼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몸을 어정쩡하게 숙여 시야의 사각지대로 향해, 아직 그는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불시에 기습해 피해자를 떨어뜨린다. 그렇게 생각하고 몸을 움직일 즈음이었다. 눈을 마주쳐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져 버린 일을 막을 틈이 있었으면 좋았을 터. 범인은 불안한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다 결국 막을 새도 없이 자신의 품 안에서 떨고 있던 무고한 한 사람을 찔렀다.

 

***

 

 네 탓이 아니야. 모두가 그렇게 말한다. 싱겁지만은 않게 잡힌 범인을 잡아끌고 오는 손이 떨렸다. 다시금 눈앞에서 사람을 구하지 못한 과거와 겹쳐져 보였다. 마침 하야세가 있는 병원이다, 그를 보러 갈까. 수술실의 앞에서 못에 박힌 사람마냥 기다리는 것은 피해자의 가족에게도 보이지 못할 일이다. 구하지 못한 죄인 같은 가면라이더가 이곳에 존재해도 그 무엇도 하지 못한다.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벗어난다. 하야세의 병실을 찾아간다면 이 무거운 마음을 어떻게든 위안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식은땀이 절로 흘렀다. 복도를 걷는 내내 흘러나오는 뉴스가 모두 자신을 비난하고 있는 듯했다. 신노스케가 막지 못한, 잡아온 범인은 연쇄 살인을 벌이던 용의자가 아니었다. 그저 연쇄토막살인에 동조해 우발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뿐이다.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앞서 원래의 임무를 그르치면 안 된다, 그것을 잊지 말자. 하야세의 병실 앞에 서자 거짓말처럼 그가 문을 열고 나온다. 신노스케! 짧게 자신을 불러주는 목소리가 깊은 걱정을 담고 있었다. 애써 웃어 보이며 휠체어를 밀어 항상 함께하던 옥상으로 향했다. 한동안 말없이 커피를 마시고, 하야세는 맑아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뉴스를 계속해서 듣고 누구보다도 자신을 걱정하고 있었을 것을 알고 있다. 섣불리 말을 꺼낼 수 없는 이유다. 괜찮지 않겠지만, 너는 잘못하지 않았어. 자신의 등에 올려진 거칠면서도 다정한 위로의 손길이 느껴진다. 이 말 한마디를 듣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절로 딱딱하게 굳어있던 사고회로가 풀려버린다. 피식 웃어 보이는 스스로가 억지가 아닌 미소를 짓는 게 얼마 만이지? 자연스러운 바람이 부는 것만큼 부드러운 부분은 더는 찾을 수 없다. 고마워. 짧게 뱉은 한 마디에 하야세는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많이 힘들어, 뒤에 이어질 말을 애써 삼킨 채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크게 웃음을 자아낸다. 이렇게 쉽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는 건 꽤 황당한 일이라고 할 수있었다. 그동안 고민하던 자신의 죄책감과 막중한 부담감에서 벗어나지는 못해도 덜어낼 수는 있다. 고맙다는 말 대신 언제나처럼의 끄덕임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기지개를 켜본다. 저번과는 다른, 밝은 날에 힘을 얻어 이렇게 어두워할 필요가 없었다. 해결되지 않는 일에 점점 더 우울해 할 필요도 없다. 토마리 신노스케, 그 이름으로 자신이 해왔던 일들에 새삼스럽게 힘을 잃을 이유는 없었다. 책임감을 느끼는 만큼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을 하면 됐다. 하야세도 알아챈 게 분명하다. 그의 웃음과 함께 덩달아 웃음소리가 옥상에 울리고 한층 나아진 기분으로 다시금 병원의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피해자의 수술이 끝났다고 한다. 오히려 피해자의 가족들은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당신 덕에 이 정도로 끝날 수 있었다고, 계속해서 말했다. 좀 더 잘할 수 있었다면 완전히 구할 수 있었을 거라 위안 삼아 가족들을 위로하고 서로 고개를 숙인다. 다음에는 좀 더 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면라이더가 아닌 인간으로, 형사의 입장을 맡은 사람으로서. 문득 분위기를 깨버리는 전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주머니에서 진동을 느끼고 빠르게 핸드폰을 꺼내본다. 수신인은 키리코, 특상과의 일이 아니고서야 지금 그녀에게 연락이 올 일은 없었다. 양해를 구해 자리에서 벗어나 별일 없는 것처럼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화를 받는다. 오랜만에 듣는 그녀의 목소리도 걱정이 가득했다. 당연한 일이다. 특상과에 들를 시간이 없던 것은 사실이고 뉴스로만 접할 수 있던 자신의 버디에 대한 상냥함이 느껴져 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로이뮤드 사건이니 돌아와 주세요, 토마리 선배. 살인사건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도 지금 당장 당신이 필요해요. 바로 달려간다는 말을 짧게 건넨 뒤 병원을 나서는 걸음에 무게가 실렸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에는 아직 자신은 모자라다. 계속되는 사건을 모른척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먼저 챙겨야 할 사건이 생긴 이상 쳐져 있을 시간 따위 없었다. 멈춰있을 시기는 지났다. 늘어져 있던 넥타이를 고쳐매고 마중나온 트라이도론에 올라타 오랜만이라면 오랜만인 벨트 씨를 잡고 웃어본다. 기분 좋은 일이 있나? 신노스케. 벨트 씨의 물음에 고개를 젓는다. 그저 내가 웃는 이유는 힘을 내기 위한 거라고 할까.

 

 

 

 

 

 

*신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D 

by 레슷 2016. 6. 4. 00:21


*성인인증 방식에 불편함이 많아 연성 블로그를 이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의 연성은 이쪽으로 올라오게 됩니다. 모든 글을 보호로 돌렸으며 포스타입으로 오시면 모두 다시 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쪽에서는 책 홍보와 커미션. 행사 안내가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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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슷 2016. 6. 3. 00:36




[죠죠/카쿄인花京院(承花承)] 自傷無色


 

のようなひとになりたいな

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언제나 바라보는 뒷모습은 잡을 수 없을 정도의 거리. 카쿄인은 그렇게 생각했다. 동등한 위치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고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애써 위안을 해본다. 매미가 울어 시끄럽고도 평화로운 거리를 걸어 다닌다. 눈이 시리다. 분명 한 낮일지라도 자신에게는 어두울 뿐이다.

 

らしいひとになりたいな

나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

 

 학교에 가는 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아마 그곳에는 언제나처럼 보고 싶어 하던 얼굴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니까. 보고 싶어 하지만 보고 싶지 않은 얼굴. 그 남자가 없다고 생각하기 싫은 이중적인 마음을 접어버린다. 예의 바른 사람이 되자. 누구에게나 상냥하고도 점잖은 신사가 되는 일만큼 스스로 만족스러운 일은 없다.

 

むならそうすりゃいいけどさ

바란다면 그렇게 하면 되지만

でもそれってほんとにぼくなのかい

그렇지만 그건 정말로 나일까

 

 의문이 생겼다. 이런 마음으로, 결국은 도착하는 지점에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 이러한 상냥함의 끝엔 언제나 죠타로가 존재했다. 자신의 의지로 결정한 일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그저 따라가고 싶었기에 이런 짓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좀 더 앞서고 있는 것인지 알고싶었다. 죠타로에게 보이고 있는 그만의 자신감이 부러웠다. 사실 알고 있다. 나는 그를 좋아한다.

 

子供騙しなひとつ

뻔한 속임수인 꿈 하나

こんなならねばいいのに

이런 나라면 죽으면 좋을 텐데

 

 죽어서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분명 이런 말을 들으면 죠타로는 화를 낼 것이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는 분노해줄 것이다. 마음 정도를 유추하는 일에는 익숙하다. 특히 함께한 시간이 긴 그는 더더욱 그랬다. 더 이상 곁에 카쿄인」이라는 존재는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쿠죠 죠타로는 혼자 내버려 두어도 혼자가 아닌 남자라서.

 

こんなきてるだけで

이런 내가 살아있는 것만으로

何万人のひとがしんで

몇만 명의 사람들이 슬퍼하고

まない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는

そんな世界だったらいいのにな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을 텐데

 

 

 쉽게 없어지지 못하는 이유도 존재한다. 순전히 나를 걱정하는 죠타로이기도 하다. 이 이상의 관심은 부담스럽다. 마음을 여는 만큼 비집고 들어오는 존재는 커다랬다. 닫기에는 늦어버린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이어지는 자괴감이 온몸을 감싼다. 타는듯한 태양열이 머리를 과열시킨다. 그만둬, 내 눈앞은 어두워. 아무도 찾지 않아 주셨으면 합니다. 겨우남긴 한 마디.

 

こんなえちゃうだけで

이런 내가 사라지는 것만으로

何億人のひとがんで

몇억 명의 사람들이 기뻐하고

まないなら

아무도 무엇도 싫어하지 않는다면

そんなうれしいことはないな

그렇게 기쁜 일은 없겠지

 

 그들이 웃고 있기를 바란다. 죠타로를 좋아하던 더러운 놈이 사라졌네―라고 기쁘게 웃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나는 소중하다. 또다시 깨달아버린다. 자유롭지 못한 행동의 제약은 그들이 걸고 있는 것이 아닌 자신의 마음이다.

 

明日うつつ

내일도 나는 비몽사몽

このままえていいのに

이대로 나는 사라져도 되는데

 

 아무도 없는 집에 도착해 신발을 벗고 홀린 듯 침대로 향한다. 더워. 옷을 제대로 벗어 걸어두지 않은 나태를 부려본다. 물렁한 침대에 눕자 느릿하게 밀쳐지던 상념에 다시금 젖는다. 좋아한다고 말해보고 싶다. 흐릿하게 들려오는 죠타로의 목소리가 두렵다.

 「네가 좋아

 몇 번이고 생각한 말이다. 섣불리 내뱉을 수 없는 말이다. 흔히 말하는 고백이라고 하지만 상황은 다르다. 수줍은 소녀의 여자아이도 아닌 그저 친구일 뿐인 자신이 건네기에는 무리다.

 

こんなきたところで

이런 내가 살았다고 해서

何億人のひとはらないし

몇억 명의 사람들은 모르고

まない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아

そんな世界だったらいいのかな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았을까

 

 마음을 접을 수 있도록 잔인해졌으면 좋겠다. 그럴 수 없는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카쿄인은 꿈에 빠져든다. 그곳에서의 죠타로는 멋있기보다는 자신에게 완벽하지 못한 남자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다. 이곳은 꿈. 비로소 이런 세상에서의 자신은 성취감을 얻는다. 잠에 빠져 다시 한 번 누구도 듣지 못할 고백을 중얼거려본다. 좋아해











*

BGM. 자상무색 

죠타로를 짝사랑하는 카쿄인, 절대로 고백할 수 없는 자신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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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죠/로장露仗] 2세보고싶다

 


 그날 학교가 일찍 끝난 건 예상외의 일이었다. 죠스케는 어디론가 사라진 코이치와 오쿠야스를 찾아 정문으로 향했다. 빠른 귀가에 시끌벅적한 학생들을 뒤로하고 한참을 해맸을까 꽤 반가운 얼굴이 시야에 들어온 것은 순간이었다. 아니지. 이쪽에서만 반가울 수도 있을지도. 로한! 혹시 코이치들 못 봤어? 죠스케의 목소리에 로한은 아주 느리게, 느리게 몸을 돌렸다.


 “……?”

 “그 녀석들은 못 봤는데, 마침 널 찾아가고 있었다. 이 녀석이 널 애타게 찾더군.”

 “아빠!”


 로한의 품에 안겨있던 네다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는 냉큼 죠스케에게로 달려왔다. 아빠라는 단어가 제대로 들린 게 확실한지 따질 새도 없었다. 죠스케의 다리에 매달려 울먹이는 아이에게서 거짓은 느껴지지 않았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에게 저렇게 큰 아들이 있단말야? 라는 충격을 주고 있었지만 말이다. 어찌할 줄 모르는 표정으로 아이를 안아들을 수밖에 없었던 죠스케는 황급히 자리를 옮겼다. 그때는 몰랐다. 어째서 로한이 묵묵히 죠스케를 따라왔는지를.

 사람이 적은 한적한 거리. 죠스케는 그제야 울음을 멈춘 아이를 조심히 내려주었다. , 내가 아빠라고?


 “. 아빠 이름은 죠스케잖아. 히가시카타 죠스케.”

 “, 나는 순애보라 불장난 같은 거 한 적 없다고! 엄마는 누구야!”

 “엄마가 아빠잖아!”


 다시금 울먹이는 아이에 죠스케는 입을 틀어막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울지마, 미안해 소리높여서. 무릎을 굽혀 아이의 눈에 시선을 맞추자 그제야 다시 울음소리는 멎었다. 분명 죠스케를 따라한듯한 올려지다 만 리젠트와 하트모양의 악세서리들. 아마 자신이 아이를 낳는다고 가정했을 때 해주고 싶어 했던 것들이다. 죠스케는 아이의 눈물을 손으로 쓱쓱 닦아주다 문득 죠타로의 말이 떠올랐다. 죠스타가에게는 목 뒤의 어깨 부근에 그 표식이 있다고. 정말로 자신의 아이가 맞는다고 하면―


 “……있잖아.”


 아이를 다시 안아 올려주며 살짝 내려본 목에는 선명하게도 자신과 같은 별 모양이 자리하고 있었다. 무의식중에 벌어진 사고였을지도 모르는 거지. 하고 이해하기에는 아이는 너무 컸다. 이걸 어떡하나 싶어 아이를 꼭 안아주고 있던 죠스케의 뒤쪽으로 로한이 말없이 다가왔다. 저리 가시는게 좋을검다. 저는 지금 일생일대의 고민에 빠져있거든요. 죠스케의 탄식에 로한은 말 없이 죠스케의 품에 안겨 멀뚱히 웃고 있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빠, 죠스케는 날 몰라보는 것 같아.”

 “에엥? 아니, 아빠는 나라고 하지 않았슴까?”

 “죠스케도 아빠. 로한도 아빠.”

 “죠스케. 조용히 하고 있는 게 좋을 거다.”


 충격에 빠지고 있는 죠스케를 예상했다는 듯 로한은 앞으로 손짓했다. 그가 원하는 방향은 죠스케의 집이 아닌 자신의 집, 로한의 집 쪽을 향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선 군말 없이 따를 수밖에 없다. 죠스케는 아이의 등을 쓰다듬어주며 어색하게 로한의 뒤를 따랐다. 아이의 칭얼거림은 잦아들 때 즈음에서야 로한과 죠스케는 집에 들어설 수 있었다. 죠스케의 품 안에서 잠든 아이를 침대에 내려두고 이불을 덮어주자 로한은 빠르게 죠스케를 잡고 작업실로 달려갔다.


 “왜 당신도 아빠고 나도 아빠인검까?! ?!”

 “조용히 해. 네놈이 엄마야.”

 “논점이 다르다고!”


 상황을 정리해본다. 로한이 장을 보러 가던 도중 눈앞에 어떤 아이가 앉아 울고 있었다. 신경쓰지 않고 지나가려고 했으나 그 아이는 자신을 발견했고 아빠! 라는 단어를 내뱉었다. 아빠? 로한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 외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텅 빈 거리는 아이와 로한, 둘 뿐인 곳. 지칭할 수 있는 인물은 로한 뿐이었다. 경찰에게라도 데려다줘야싶어 아이에게 다가가자 로한은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아빠라고 불러진 것의 이유가 아닌, 무언가 알 수 없는 위화감. 스탠드 술사인가? 의심하기엔 평범하고도 평범했다. 한 번도 마을에서 보지 못한 얼굴인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아이는 그녀석과 닮아있었다. 히가시카타 죠스케, 이딴 머리를 하고 있을 녀석은 그 녀석밖에. 옷의 스타일도 마찬가지였다.


 “이름이 뭐지?”

 “내 이름은 몰라. 근데 아빠 이름은 알아. 아빠는 로한이야. 다른 아빠는 죠스케야.”


 기분이 나빠졌다. 하필 죠스케녀석이 아빠라고? 나와? 그렇게 학교 앞으로 가던 도중 죠스케와 만나게 됐고,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아이는 잠들었고 당사자 둘이 마주 보고 있다. 로한의 스탠드를 사용해 확인해보면 끝날 일을 어째서 이렇게 끌고 있는검까? 심기를 찌르는 말일 수도 있었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읽히지 않으니 문제다. 저녀석은 스탠드 술사가 아닌 게 확실한데…….


 “가장 유력한 건 미래에서 정말 쟤가 왔다는 건가.”

 “와아아. 그럼 나랑 로한이 애를 낳는다는…… 싫은데요. 누가 낳는지 상상도 하기 싫슴다.”

 “.”

 “!”

 “쟤가 아까 너보고 엄마이자 아빠랬으니 네가 엄마겠지.”


 아하. 그렇네. 라고 이해 할 수 있을 리가! 죠스케는 손을 휘휘 저었다. 로한이랑 자신이 그렇고 그런 관계가 돼서 저 아이를 낳아서키스도 하고, 섹스도 하고. 그런걸. 사랑해라고 하는 로한을 상상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으나 그 대상이 자신이라는 것에 대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남자가 어떻게 아이를 낳아, 라는 물음이 계속 머리를 채워 본론으로 들어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 죠스케는 고개를 숙여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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